광륜

광륜

  • 자 :파옥초
  • 출판사 :엔블록
  • 출판년 :2011-05-11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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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의 서스펜스,

<랜드 오브 더 데드>의 잔인하고 부조리한 사회,

일본 전통 공포 괴담들을 연상케 하는

한국판 호러 판타지...



다리오 아르젠또의 컬트영화를 보는 듯

기형적이며 강렬한 이미지와 스타일,

그러나 드라이브인 영화나 케이블티브이 판 심화 방송들로는

결코 충족할 수 없는 묘한 카타르시스와 슬픈 폭력의 미학...



한국문학사에 앞으로도 결코 존재하지 않을,

극도로 이단적인 스타일의 소설 한 편이

전혀 다른 세계의 작품인 듯

어느 봄날 불현듯...



우리를 찾아왔다.








*표지 설명

표지 제목: 김성덕 信山.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 및 초대작가

언덕의 부도: 절과는 달리 우리의 민간에서 발견된 옛 귀면상 부도 가운데 하나를 본 뜸.





“불행한 자의 위안은 자신보다 더 불행한 자를 바라보는 것이다”라고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이 소설엔 그만큼 피폐하고 핍박 받은 삶들이 등장한다. 우린 가상의 공포를 마주하다 영화관을 나오면 현재의 삶에 감사와 경의를 표하게 된다. 이처럼 공포 장르엔 그간 무심결 돌아보지 않던 인생을 사랑하게 하는 힘이 있다. 알제 출신의 한 작가는 인간은 죽음 외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고 했다. 소설 속에선 야비하고 가차 없는 세상에, 불쌍하고 가엽은 여러 인생들이 역시 불쌍하고 가엽은 운명과 죽음을 맞이한다. 자비심을 기대할 수 없는 운명과 죽음의 한가운데서 이들은, 오직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참혹한 풍경이 전개된다.



영화적 서사 기법을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는 이 한국판 호러 판타지는 목숨을 조여 오는 스릴러이면서도 삶과 인생이 녹아 있는 공포 문학이다. 조지 로메로의 <랜드 오브 더 데이>처럼 설정된 한 외딴 공간(자본주의의 상징인 신축 리조트) 속에서 개인들에게 점점 파고드는 공포를 영화적 시선으로 조망한다. 그럼에도 단순한 슬러시 무비풍이 아니라, 개인과 그가 속한 사회의 성찰까지 이끌어내기에 작품의 의미는 깊어진다. 자연과 문명, 타고난 고귀함과 야만, 원시적 공동체와 그것을 파괴하려는 자본 등의 대립이 갈등의 한 축을 이룬다. 하지만 이야기는 사회적 메시지보단 좀 더 인간 각자의 인생과 운명을 천착하는 데 치중한다. 또한 조지 로메로와 다른 점은 이 소설의 중심이 도시의 살아있는 시체들이 아니라 우리네처럼 삶을 꾸려가며 일정한 가치관과 공동체, 사회성 등을 겸비한 ‘컨트리’ 야차들이란 점이다. 그래서 야차들의 문명 인간에 대한 살육은 <랜드 오브 더 데이>의 무의미해 보이는 카니발리즘과는 성격이 다른, 선악을 초월한 쉽게 해석되지 않는 어떤 비유이다.



가장 주목할 점은 바로 스타일의 낯섦이다. 소설은 우리에게 익숙한 서사나 구조를 한참 벗어나 있다. 하루키는 소설이란 단지 스타일일 뿐이라고 했는데,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도 바로 작가 자신만의 개성적 스타일의 창조이다. 한 번 읽어선 쉽게 포착되지 않는 다양한 미학을 이끌어내고 있다. 불교의 화두나 설법 하나를 잔혹 동화나 블랙 코미디, 또는 일본판 괴기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내는 듯한 느낌이라고 단정하기엔 야릇한 뭔가가 있다.

문학예술의 카타르시스는 현실 사회가 보여주지 못하는 측면, 현실에서 잘 일어나지 않는 것들을 드러내며, 현실을 달리 비틀어 보여줌으로써 발생한다. 예술에서 폭력성이 신선한 스타일을 창조하지 못하면 폭력은 단지 선정적인 포르노의 논리와 별반 다를 게 없어지고 만다. 그러나 <광륜>의 폭력성은 이와는 다른 색다른 폭력의 미학 같은 게 있지 않은가. 전원적이면서도 전통적인 농경문화나 우리네의 설화나 민담에서 발원한 듯한 스타일의 폭력이다. 한국판 컨트리 좀비 영화를 떠올리면서도, 너무나 시적이며 간결한 문장들, 슬프도록 치명적인 잔혹 동화의 세계, 세밀하고 ‘적확한’ 묘사 등은 이 작품이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소모성 슬래시 물이 아님을 뒷받침한다. 그로테스크함과 탁월한 문장 묘사들은 단순히 피가 낭자한 공포 소설이라 하기엔 작품을 매우 아깝게 만드는 요소이다. 신인임에도 문학적 개성과 감각, 작품의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노련함과 세련됨 등은 기성 작가들과 자신을 완전 차별화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짧지만 강렬하고 절제된 완벽함 속에서 독자들은 경장편 장르문학의 낯선 스타일 하나를 발견할 것이다. 작가는 분명 현존하는 공포 문학들과는 다른 차원의 낯선 형식을 창조해냈다. 이 작가로 인해 우리의 빈곤한 공포 문학의 다양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작가는 자기만의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하리라 믿어진다.



작가는 산전수전 다 겪은 듯, 파노라마와 같은 여러 인생들에 대해 아주 리얼하고 섬세한 묘사를 덧입히고 있다. 단순한 상상이나 허구적 상황만은 아닌 삶의 진한 연륜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묘사이다. 공포와 액션과 드릴의 한가운데서도 작가가 들려주는 인생에 대한 짧은 담언이나 경험, 삶에 대한 시니컬한 언급 또한 압권이다.

이 작품은 처음과 끝이 묘하게 시작하고 묘하게 끝나는데, 작품을 읽고 나면 한낮의 꿈을 꾸고 일어났을 때 느껴지곤 하는 생의 허전함 같은 게 짙게 배어나온다. 영원이란 시간 속에 겨우 한 점처럼 자리 잡은 이승의 존재인 우리네 삶의 작고 초라함 같은 것이 느껴진다고 할까. 작가의 인생에 대한 통찰이 그만큼 깊고, 그래서 공포 장르임에도 무섭거나 거부감이 느껴지기보다는 읽고 나면 우리의 지금의 인생을 미치도록 사랑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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