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피어난 잡초 같이 험난한 인생
쑥부쟁이처럼 살아온 한 여인의 한 맺힌 이야기를 담은 이병례 장편소설
언제인지 무성하게 자란 쑥부쟁이는 사람이 밟을 수 없을 만큼 자라났습니다.
토실토실한 씨앗을 가득 품은 그것은 곧 흩날릴 채비를 하고 있네요. 힘차게 날아 비옥한 땅에
뿌리내리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위풍당당하게 서 있지만 삽날을 장착한 굴착기가
무참히 쓸어버릴까 봐 두려움에 떨기도 하면서…….
따사로운 사랑을 맛볼 수 없었던 쑥부쟁이는 안온한 곳에 생겨,
부모의 손길에 곱게 피어난 친구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아픔을 삼킵니다.
자신의 바람으로 세상에 나온 것은 아니지만 어쩌겠어요.
이미 생겨나 모진 아픔 견뎌내고 이만큼이나 살아온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