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온

프라이온

  • 자 :조재림
  • 출판사 :엔블록
  • 출판년 :2011-06-16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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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2012년의 한 시점을 살아가는 전문직 청춘들의

사랑과 고독, 불안과 상실을 그린 묵시론적 뇌과학 소설




현실과 환상 속을 헤매며, 자아정체성과 감정을 잃어버린 여자와 그래서 그녀를 사랑할 수 없었던 남자.

인간의 의식 진화와 더불어, 세상을 놀라게 할 획기적인 최신 뇌과학 연구를 진행하다 어느 날 갑자기 죽음과도 같은 코마 상태에 빠져버린 그녀. 그리고 그녀의 원인모를 혼수상태의 의문을 쫓는 그. 깨어나지 않는 동료의 비밀에 대한 집요한 추적과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넘나들며 알아낸, 그 끝엔 어떤 가공할 진실이 도사리고 있었을까?



페이지를 넘길수록 독자의 뇌를 감염시켜가는 음울한 카리스마와 환상적 서사 구조.

메스처럼 차가운 도시적 감수성과 해박한 최근 뇌과학 지식으로, 의식과 시간과 공간을 모두 거스른 기발하며 매혹적인 스토리텔링. 2012년, 불안한 한 해의 저물녘에서, 나약하고 고독한 개인들의 거대한 무의식의 세계를 관통해가는 존재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예언적 메시지, 현대인의 불안감과 상실감, 세기말적 징후 등을 개인들의 시각으로 그리고 있다.





한여름을 겨냥한, 의사가 직접 쓴 최신 의학 스릴러.



의학을 전공한 의사가 아니고선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해부학적, 의료적 지식에 입각한 명장면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법의학에 각별한 관심과 깊은 공부를 해온 작가가 묘사한 차갑고 푸른 시체 해부실이나 어둡고 음울한 병동의 분위기 등은, 스크린 속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하다. 영상 세대들의 취향과 감각과 어울리는 이러한 시적, 이미지적 요소들은 소설 전편에 일관되게 등장하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된 스타일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등장인물들 간의 대립이나 갈등, 상황적 구도들은 심도 높게 꾸민 고급 의학 드라마나 미니시리즈를 곧장 떠올리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작가가 고안해낸 두 가지 ‘특허’ 의료 기구의 값진 의미.



‘프라이온’이란 광우병으로 유명한 인체감염원이자, 뇌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기억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핵산을 가진 복제 가능한 바이러스는 아니지만, 이 물질은 단백질 성질을 가진 감염을 일으키는 입자(proteinaceous infectuous particle. Prion)이다. 작가는 어떻게 이러한 물질을 살아있는 인간에 직접 투여하는 발상을 해냈을까. 그것의 실험 대상이나 메커니즘도 매우 엽기적이며 기발하여 작가의 상상력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미스터리 형식의 작품 구조상 공개할 수 없지만, 프라이온 추출 대상이나 방법, 실험 대상은 상상 이상으로 끔찍하다. 소설에는, 살아있는 인간의 싱싱한 프라이온 추출법 두 가지가 등장한다. 하나는 고전적인 두개골 절단과 비슷한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 다른 하나는 ‘키홀 수술’이라 불리는 것. 그리고 생생한 뇌에서 날것으로 추출한 프라이온을 첨단적으로 투여할 수 있는 획기적인 투여기는 작품 속에서 직접 만나보길 바란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면 정말 이 소설의 이론처럼 인간의 뇌에 획기적인 변화가 생길지 궁금해진다. 재빨리 이 책을 읽고 누군가 미리 책 속의 프라이온 투여기에 대한 특허권을 따놓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은 뇌사자를 살려내거나 치매환자나, 획기적인 기억 능력 항진에 일반인들이 보기엔 도저히 상상하거나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특이한 인간 ‘공여자’의 뇌로부터 얻은 프라이온을 사용한다. 여기서 주인공이 프랑켄슈타인이나 공포영화 속에서와 같은 기절초풍할 실험을 할 수밖에 없었던 또 다른 배경은, 점점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또한 주인공이 끔찍하고 몸서리처지는 이 남성의 뇌신경발화패턴 연구에 쓰였던 도구 또한,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태어난 값진 물건이다.

"여주원은 서울정신병원에서 정신과 전문의로 일하면서 병원 부속 뇌과학 연구소에서 분자신경정신의학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녀의 연구팀이 개발한 뉴로넷(신경전달물질 회로망 영상장치―NEURONET. Neurotransmitter Network Imaging)은 신경전달물질에 표지자를 붙여 인체에 투여한 후, 각 신경전달물질의 신경회로망을 볼 수 있게 만든 영상 장치로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정신질환이 증상을 통해서만이 아닌 영상을 통해 진단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전 뇌 영상장치는 어떤 일을 수행하거나 감정이 들 때 발화하는 뇌 부위만 알 수 있었는데, 이 뉴로넷은, 신경전달물질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고, 같은 물질이라 해도 다른 경로를 갖고 있다는 것에 착안해서 신경전달물질에 표지자를 붙여 발화하는 신경회로망을 영상화하여 뇌 부위 간의 연결성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_본문





정신병리학, 인지 신경과학 또는 신경심리학적 접근을 통한 현대인의 불안한 내면 해부.



우울증, 불안장애, 정신분열병 등 현대인의 정서적 측면이나 장애를 신경 기저와의 연관성으로 접근함과 동시에, 비슷한 맥락에서 소설은 네 가지 대표적 해리장애를 다루고 있다. 독자들이 쉽게 알아차릴 수 없지만, 소설에는 이인화 장애, 해리성 정체 장애, 해리성 기억 상실, 해리성 둔주 등 네 가지 질환을 상징하는 네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주인공들과 같은 질환을 앓진 않더라도, 독자의 심리적 공감대를 형성하기엔 낯설지 않다. 정신질환의 주제는 극도로 문명이 발달한 뉴욕과 같은 사회에서만 영화나 소설 등의 주제로 나타나리라 여겨졌는데, 우리사회가 고도로 복잡다단해지면서 나타나는 여러 심리 질환이나 장애가 이제 한국이라는 배경의 작품 속에서 전면적으로 부각되었음은 큰 의미이다. 소설 속의 주인공이 앓는 것처럼, 꿈을 꾸는 듯한 느낌, 자아를 잃어버린 느낌, 자신은 물론 세계가 거짓인 듯한 느낌. 존재하고 있지만 존재하고 있지 않는 느낌. 죽음을 동경하면서도 삶을 놓지 않는 모순된 마음. 의사로서 작가가 들려준 얘기에 의하면, 이 모든 게 느낌으로 다가올 뿐 현실감각에는 아무 이상이 없기에,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질환인 이인증(Depersonalization)을 앓는 환자들은, 우리 사회에 예상 외로 많다고 한다. 병원 가긴 뭐한데, 이렇듯 나름 고통스러운 병을 앓고 있는 이들은 잘 드러나지 않아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소설 속에선 현대인들의 심리적 장애를 해리로 상징화하고 있는데, 작가는 ‘해리’를 긍정하지도 않으며, 부정하지도 않는다. 그것은 극도로 불안한 현대를 살아가는 한 방법이자 불가피한 산물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스스로 해리가 되지 못한 인간은 자살을 선택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살보다는 오히려 해리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최고의 지성과 교양을 겸비한 독자층들의 목마른 지적 탐구의 갈증을 유감없이 충족시킬 전 세계적으로 매우 이례적인 소재와 형식의 도서.



인생이 소설을 따르지 않는 것처럼, 소설 또한 인생의 순시간적 흐름을 따르지 않는다. 사람은 기억 또는 무의식을 통해 시간여행을 한다. 우리는 실제, 일상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타임머신을 타는 셈이다. 기억이 의식적인 과거 시간여행이라면, 기억이나 의식으로부터 왜곡된 꿈과 무의식의 작용은 또 하나의 역시간 여행이며, 동시에 변형된 과거를 통해 미래를 향해 탐험하는 분명히 존재하는 또 하나의 ‘시간적 흐름’이다. 그런 점에서 <프라이온>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와 <박하사탕>보다 훨씬 급진적이며 파괴적인 이야기 구조를 취하고 있다. 독자를 함정에 빠뜨릴 위험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혁신적 서사구조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에 접근하기 위해 우리는 칸트의 주관적 사유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공간과 시간은 순수한 이성적 개념도 아니고 물(物) 그 자체의 가능성에 대한 절대적 조건도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사람이 사물을 바라보는 주관적 형식이다."

하지만 이로써 작가의 깊은 사유의 체계를 이해하기는 역부족이다. 천천히 책장의 앞뒤를 오락가락 넘기다보면 비로소 뇌세포들을 점화시키는 번뜩임으로 작가의 심오한 의도를 깨닫게 된다.





획기적인 뇌과학 신기술을 둘러싼 음모와 드러나지 않는 진정한 권력의 세계.



과학자나 연구자들은 때론 기니피그 사이언티스트가 되기도 한다. 분자신경정신의학연구를 진행하던 주인공은 보이지 않는 음모와 거대한 권력의 틈에서 스스로 실험의 도구가 된다. 이로써 세상과 자아에 대한 진실을 밝힐 수 있을까? 필립 K. 딕은 존재와 인식의 문제를 끊임없는 자신의 작품 주제로 삼았다. 그리고 말년엔 본 작품처럼 개인의 의식 영역을 진실을 가장한 주변에서 무한한 우주로까지 확장시켰다.

"우리는 보이는 것. 진실이라고 믿는 것을 끊임없이 의심해봐야 한다."

하지만 진실을 밝히긴 위해선 보는 것이나 보이는 것만으론 안 된다.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주인공처럼 자신의 상상을 실제로 실험하고 자신 외부의 대상에 투여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는 90퍼센트의 진실과 10퍼센트의 상상에 의해 이 작품을 썼다고 말한다.

의사이자 전문 의학연구원으로서 집필한 매우 과학적인 소설이면서도, 오컬티즘이나 예언적 응시, 앞으로 닥칠지 모르는 세계에 대한 환시, 직관, 무의식 영역과 인류의 문제 등을 동시에 다루고 있는 점은 경외스럽기까지 하다. 그것은 뇌의 이성적 영역보다는 무의식의 영역, 비논리적 영역이 우주만큼 거대함을 뜻한다. 약 1세기 전의 무의식의 발견이 인간 역사에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버금가는 자취를 남겼듯, 작가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앞으로의 뇌과학의 무한한 영역과 가능성을 스스로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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