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 여자'에 대한 선망과 증오와 배반... 민주 국가에서의 진정한 지성인이란 무엇인가? 최하위 계층과 최상의 계층, 부자와 가난한 사람, 배운자와 못배운자... 구경꾼... 우리는 어느 세대, 어느 계층을 막론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구경꾼이다. 각 개개인 자신들의 생활 공간에서 우리는 또다른 우리의 모습을 구경하는 구경꾼이 된다.
“왜 때려요! 나두 가난해요. 왜 때려요. 경찰에 고발할 거야. 멀쩡한 사람 함부로 칠 수 있어요? 민주국가예요!”
“이년이, 이쌍년이 어디 나두 좀 미쳐 보자, 이년아!'
“어머, 이 여자가 미쳤나 봐. 왜 타인을, 인권두 모르나 봐. 무식하게 왜 이래요, 나잇살이나 먹은 사람이 ”
“이년 너 물벼락 좀 맞아 봐라!” 미친 여자가 쪽대문 사이로 비실비실 빠져 나오고 이내 물이 그 여자의 등으로 퍼부어 졌다. 미친 여자는 하이얗게 질린 얼굴이었고, 얼굴 넓적한 여자는 벌겋게 되어 있었다.
“글세, 이년이 아침내내 주접떨더니 계속 우리 집 욕을 해대는 거야. 하루 이틀두 아니구 이젠 내가 미치겠다니깐.”
물대야를 한 손에 들고 한 손을 휘두르며 미친 여자를 가리키며 구경꾼들에게 말했다. “뭐 저런 여자가 다 있어. 뭐 저런 여자가 다 있어.”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