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말한다

밤은 말한다

  • 자 :함정임
  • 출판사 :eBook21.com
  • 출판년 :0000-00-00
  • 공급사 :(주)북토피아 (200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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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혼자 남게 된 것인가. 갑자기 드러난 정적이 낯설게 느껴졌다. 발뒤꿈치를 들고 작은 방과 거실을 오간다. 두번 세번 환각제를 먹은 사람처럼 이렇다하게 찾는 것 없이 허둥였다. 무엇을 찾고 있는가. 작은 방에 들어서면 늘 그런 생각에 쫓긴다. 무엇인가를 획득하든지 무엇인가를 생산해 내야 한다는. 무엇을?



그는 고소공포증이 있어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을 두려워했다. 높은 데 뿐만 아니라 물가에 가는 것도 삼가는 편이다. 그래서 사는 아파트도 5층 이하로 제한했다. 공간 지각력이 여자인 나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그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아침에 일어나면 그는 베란다에서 맨손체조를 한다. 맨손체조라고 하지만 그의 깡마른 몸의 역시 깡마른 다리와 팔의 움직임을 보고 있노라면 그가 무슨 경건한 제의라도 치르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체조를 마치고 나서 그는 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간다.



'니가 다락방 창문에서 내려다보면 꼭 동화속에 나오는 아이같아.' 다락방 문을 열자마자 정희는 창문으로 내달려가며 미얄박스럽게 말했다. 그 애의 목소리는 몸집에 비해 다 큰 처녀처럼 성숙해서 징그러운 생각이 들었다. 생각 끝에 나는 '이 얘가 어떻게 내 친구인가' 하고 다시 쳐다보곤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희는 나보다도 한 살이 많았지만 궂은 일을 도맡아 해내고 아비의 술주정 속에 바스라지는 식구들 틈바구니를 나름으로 견뎌내느라 속나이만 찼던 것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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