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에서 인간 실험에 대한 의학 윤리의 침해 사실이 거론된 지 오랜 세월이 흘렀으나 그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브레인≫은 인체에 행해지는 임상실험의 문제를 날카롭게 다루고 있다.
닥터 마틴과 그의 애인 닥터 데니스는 대학병원 연구실에서 수술 도중 죽은 아름다운 여성 환자의 시체를 부검하던 중 뇌가 없어진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많은 여성 환자들이 성적 충동을 느끼면서 정신이상이 된 채 병원으로 실려오고, 일단 수술실에 들어가기만 하면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다. 컴퓨터를 맹신하는 인공지능 연구원과 권력의 조직적 결합 앞에서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최고 수준의 극적인 소설로 구성의 치밀함과 놀라운 비밀로 가득찬 ≪브레인≫에서 우리는 의학계의 지적 우월주의와 만능주의가 만들어낸 괴물을 보게 될 것이다.